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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 알레고리] 생각을 돕는 다양한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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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 알레고리] 생각을 돕는 다양한 연결고리

인간의 언어는 상징적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거나 흰색이 순결을 상징한다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때 상징(象徵, Symbol)이란 평화나 순결 같은 추상적인 관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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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 : 알레고리] 생각을 돕는 다양한 연결고리


인간의 언어는 상징적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고 하거나 흰색이 순결을 상징한다는 말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때 상징(象徵, Symbol)이란 평화나 순결 같은 추상적인 관념을 비둘기나 흰색처럼 구체적인 사물을 빌려 나타내는 방법을 가리킨다. 이와 비슷한 말로 우의(寓意)가 있는데, 이 용어는 알레고리(Allegory)라는 외래어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상징과 마찬가지로 추상적인 개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구체적 대상을 빌려 묘사하는 알레고리는 주로 동물이나 식물에 인간의 감정과 의식을 의탁하는 의인화 기법을 차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그 대표 주자로 유머와 풍자를 통해 교훈적인 이야기를 엮어내는 우화(寓話, Fable)를 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상징과 알레고리는 어떤 맥락에서 탄생한 것일까? 이미 지난 연재 ‘비유와 은유’, ‘제유와 환유’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이러한 표현법은 어떤 것을 그 자체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다른 것을 연상하고 상상력을 뻗치는 인간의 사고행위에서 비롯한다. 이를테면 세렝게티 초원에서 살아가는 사자한테 가젤은 사냥의 대상, 먹을거리라는 기호에 불과하지만, 인간에게 가젤은 또 다른 연상과 상상을 불러일으키면서 무궁무진한 의미를 띨 수도 있다.

물론 돌고래나 침팬지처럼 동물의 몸짓이나 언어도 고도의 상징성을 내포할 수 있지만, 동물의 인식행위나 의사소통은 대부분 기호 차원에 머무른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와 신호는 본래적인 의미에서 파생하는 다른 뜻과 암시성이 매우 풍부하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상징, 매개를 통한 인식 행위
상징(Symbol)이란 말의 어원인 그리스어 ‘숨발레인(Sumballein)’은 ‘함께 묶다’, ‘접합하다’는 뜻에서 왔다. ‘숨발론(Sumbalon)’은 어떤 사물을 둘로 갈라놓아 나중에 맞추어봄으로써 서로를 알아보는 증표로 사용하던 부신(符信)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유리왕은 소나무를 떠받치고 있는 칠각 주춧돌 아래에서 부러진 칼을 찾아내어 아버지 주몽을 찾아 나서는데,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부자가 나중에 재회해 서로를 알아보는 데 결정적인 정표가 바로 숨발론이다. 이 같은 어원에서 미루어볼 때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생각을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야말로 상징의 구실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데, 그것의 골자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매개를 통해 사고한다는 데 있다.

사물의 의미를 쉽게 전달하는 모든 매개적 작용을 일컫는 상징은 언어, 신화, 종교, 철학 등 모든 문화 영역과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두루 존재한다. 예를 들면, 고대로부터 우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나무는 땅이 하늘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담당해왔는데, <단군신화>에 나오는 신단수(神檀樹)도 그러한 상징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인간의 정의 중 하나가 상징적 활동을 영위하는 동물인 만큼, 나무는 물론, 별, 곰, 십자가, 기둥 등 자연물에서 인공물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사고와 상상력은 만물을 상징으로 끌어온다.

한편, 시중에는 기독교 상징사전, 꿈 상징사전 등 다양한 상징사전이 출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예술에서는 사회적으로 공유해온 전통적인 상징을 답습하기도 하며, 또 한편으로는 예술가 개인이 독창적으로 새로운 상징을 창출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레고리, 의인화를 통한 교훈의 전달
알레고리의 어원인 그리스어 알레고리아(Allegoria)는 ‘다른 것을 이야기하다’는 뜻에서 왔다. 추상적인 개념이나 사상을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 암시한다는 점에서는 상징과 통하지만, 알레고리는 주로 의인화 혹은 의동물화라는 방법을 취한다. 이솝이나 라퐁텐의 우화, 동물이 등장하는 전래설화에서 볼 수 있듯이, 의인화 방식은 ‘뱀=사악함’, ‘여우=교활함’ 같은 식으로 신체적 특징이나 별명, 하는 일 등을 단순하고 전형적으로 특화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또한 <토끼와 거북이>, <개미와 베짱이>, <규중칠우쟁론기>, <장끼전> 같은 우화에서 보듯이, 알레고리는 뚜렷한 선악의 대비, 즉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통해 종교적이거나 도덕적인 교훈을 선명하게 겉으로 드러낸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