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t view

비엔날레와 동시대성 - 비엔날레는 어떻게 동시대성을 드러내는가?

https://misul-laeng.tistory.com/12

 

비엔날레와 동시대성 - 비엔날레는 어떻게 동시대성을 드러내는가?

동시대성에 대한 논의 ‘동시대’의 미술은 과연 무엇일까? ‘동시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동시대성’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misul-laeng.tistory.com

예술학과 동시대 미술 학회- 미술랭

2020/동시대 담론

비엔날레와 동시대성 - 비엔날레는 어떻게 동시대성을 드러내는가?

노한슬 Noh Hanseul 2020. 4. 28. 16:11

 

동시대성에 대한 논의

 

  ‘동시대’의 미술은 과연 무엇일까? ‘동시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으며, ‘동시대성’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동시대’는 시간 개념을 포함하는 것으로 ‘지금 이 시대’를 뜻한다.

 

그러므로 동시대성이란 동시대의 특성을 의미한다.

미술사학자이자 미술비평가인 테리 스미스(Terry Smith)에 따르면 즉각적인 것, 동시대의 산물인 것,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동시대의 특징, 즉 동시대성이다.

또한, 동시대성은 문화의 다양성과 이데올로기를 통한 전 세계와의 상호작용에서부터 개인의 내면에 이르는 현재의 특성을 모두 포함한다.

한편 ‘동시대적’이라는 것은 현재의 시간에 존재하면서 타인과 공존하는 다양한 방식을 가리킨다.

 

  미국의 미술잡지 『옥토버(October)』가 미국과 유럽의 평론가, 큐레이터, 학자들에게 ‘동시대 미술’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응답자들은 동시대 미술이 ‘우리 시대에 창조된 미술’이라는 단순한 시간성을 넘어, 오늘날의 복합적인 시간적, 공간적, 지역적 조건들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 방식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은 예술가들이 시대의 어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동시대성의 본성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등장하는 새로운 미술은 그 지리적인 경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담론 구조도 함께 확장되고 있다. 이 점은 동시대 미술에 대해 미술사적으로 접근하는 것과 그 맥락을 정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이렇듯 다양한 양식과 형태의 미술이 동시대에 나타나고 있으며 그 명칭 또한 다양하다. 그러므로 동시대 미술을 정의하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최선이다.


비엔날레의 영향

  비엔날레는 세계 각국에서 작가, 큐레이터, 평론가, 미술 애호가 등이 모여 작품을 감상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장이다.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장르와 양식을 선보이고, 그 흐름을 파악하기 적절하다.

 

비엔날레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페미니즘, 제 3세계 등 탈중심적인 이슈나 정체성을 둘러싼 주제에 주목한다.

기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전시되는 작품들과 달리 일시적, 과정적, 실험적인 작품들이 주를 이루며 폐쇄된 공장, 오래된 역, 공원, 광장 등 도시 전체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따라서 비엔날레는 기존의 것에서 벗어나 세계의 사회적인 이슈와 새로운 미술의 양식을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전시 패러다임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전 세계에서 많은 비엔날레가 개최되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제1회 세계비엔날레 대회 공동 디렉터 우테 메타 바우어(Ute Meta Bauer)와 후 한루(Hou Hanru)는 ‘비엔날레 기적’이기도 하지만, ‘비엔날레 피로’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즈에서는 전 세계적 비엔날레 급증현상을 가리켜 ‘Biennalistic’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급격하게 증가한 비엔날레들은 대부분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이다. 이는 아시아에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이러한 변화가 동시대 미술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비엔날레의 형태도 다양해졌다.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비엔날레의 성격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머전시 비엔날레(Emergency Biennale)인데, 이것은 전 세계를 순회하는 비엔날레이다. 이머전시 비엔날레는 여행 가방에 작품을 넣어 전 세계를 이동하면서 전시를 진행하고 동시대의 시급한(Emergency) 사안들을 다루는 방식이다. 여행 가방이라는 매체는 이동성을 의미하고 이주(디아스포라)라는 동시대 미술의 개념을 대변한다. 시간과 공간의 한계에서 벗어난 세계화 시대에 이주를 통한 문화의 교류는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킨다. 이머전시 비엔날레는 동시대 미술의 복합문화주의, 다문화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 비엔날레로 서로의 정체성 차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한편, 이러한 프로젝트를 국제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한 ‘비엔날레’라는 명칭은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한 소수집단을 지지하는 동시대 미술의 특성을 반영하면서, 비엔날레의 브랜드화와 상승하는 국제적 인지도를 보여준다. 게다가 1990년대 이후의 비엔날레는 전시 자체의 독립된 가치를 만들어 내면서, 국제 미술계를 주도하는 문화 권력과 문화 정치가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형성되기도 하였다.

 

미술가 마사 로슬러(Martha Rosler)는 세계적인 비엔날레가 중요한 컬렉터들이나 주체성을 논하는 이론가들을 위해 봉사한다고 비판했으며, 세계적인 대형 비엔날레가 시장의 논리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로슬러는 비엔날레에 출품하는 작가를 선정하는 것은 힘 있는 갤러리나 큐레이터들에 의해 결정되고, 이는 투자와 판매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비엔날레가 지향해야 할 방향

  큐레이터 마시밀리아노 지오니(Massimiliano Gioni)는 동시대 비엔날레에 대해 규모나 작가 수로만 몸집을 키우기보다 사회적인 이슈나 중대한 사안에 대해 발언하여 미술적 담론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미술사학자 캐롤린 존슨(Caroline Jones)은 비엔날레가 동시대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비엔날레는 독자성이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미술이 진행되는 양상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미술계를 주도하는 권력과 정치가 비엔날레를 중심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비엔날레가 역사적, 공간적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전 세계적인 동시대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는 기준이 되어, 과거의 미술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담론을 소개하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정연심, 「포스트-미디엄과 포스트프로덕션: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현대미술의 ‘동시대성’(contemporary)」, 『미술이론과 현장』 14권 14호, 2012.

이명희, 「광주비엔날레 분석을 통한 평창비엔날레의 지속가능성 연구-주제 전시를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6.

안미희, 「광주비엔날레의 정책과 동시대성」, 경북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