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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가이드 Seoul Art Guide
시간 속에서 실재의 흐름 빌 비올라(Bill Viola) 전 (3. 5--5. 3, 국제갤러리 2관 & 3관) 이선영(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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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비올라 전 / 시간 속에서 실재의 흐름
이선영
시간 속에서 실재의 흐름
빌 비올라(Bill Viola) 전 (3. 5--5. 3, 국제갤러리 2관 & 3관)
이선영(미술평론가)
빌 비올라의 최근작들이 선보인 이번 전시에는 물과 불, 모래와 바람, 빛과 어둠 같은 원초적 물질들이 몸의 움직임과 함께한다.
그의 작품에 많이 나타나는 주제, 가령 철학처럼 불확실한 것 일수록 확실한 매체를 요구한다.
과거에 종교가 시대정신과 기술의 정점에서 기념비적 양식으로 구체화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빌 비올라에게 비디오는 그러한 위상을 가진다. 즉각적인 자기반사의 특징을 가지는 매체는 몸을 중심에 끌어들였고, 운동 중인 원초적 물질들 역시 압도적인 실재감으로 구현된다. 근본적이고도 함축적인 메시지를 진보된 기술을 포함한 완벽한 형식에 담으려는 작가의 의지는 강력하다.
그의 영상은 너무도 선명하여 잘 찍힌 사진이나 잘 그려진 유화 같으며, 잘 조율된 형식에 의해 건져진 완벽한 순간들이 시간의 축을 타고 흐른다. 빌 비올라의 작품은 영화를 볼 때 대개 한두 장면만 기억에 남고 줄거리마저 희미해지는 나에게 이상적인 ‘영화’로 다가온다.

[The Encounter](2012)
비디오/사운드설치
Color High-Definition video on plasma display mounted on wall
92.5 x 155.5 x 12.7 cm, 19분19초
배우: Genevieve Anderson, Joan Chodorow사진: Kira Perov 자료제공:국제갤러리
대사나 음악을 포함한 줄거리에 쫒기는 일 없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만이 천천히 반복되는 그런 영상/영화 말이다.
그런 이미지는 순간에 갇혀있었던 조형예술의 한계도 일정 부분 극복한다.
물질, 또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몸의 움직임에 큰 왜곡은 없다. 등장인물이 걷고 있다면 실제의 걷는 속도와 비슷하고, 물벼락을 맞고 있거나 거꾸로 메달린다면, 보이는 그대로일 법한 현실적인 몸 감각을 생생하게 전달, 환기시킨다. 그러나 이때 보이는 것을 더 확실하게 보이게 하는 미디어의 힘은 크다.
이번 전시 작품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하는 사막이나 신기루 같이, 황량하면서도 어른거리는 듯한 환상적 풍경에 대해 작가는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결국 카메라에 의해서만 가능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신기루를 지각하는 것은 욕망’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품에서 광대한 자연 또는 인공적으로 연출된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인간의 행위는 느릿하게 전개된다. 걸으면서 도닦는 사람이 있듯이, 끝없이 걷는 사람들을 보면서 명상하라는 듯하다.
그의 작품은 갈 길 바쁜데 신호가 좀처럼 안 바뀌는 신호등 볼 때와 같은 느릿함이 인상적이어서, ‘빨리빨리’라는 병에 걸려있는 한국 사람에게 치유적 의미로 다가올 것 같다.
관객이 처음 보게 되는 작품 [inner passage](2013)는 한 남자가 사막을 걷는 속도만큼 갔다가 온다. 새소리도 들리지만 황량한 환경에 걸 맞는 바람소리가 주로 들린다. 그가 걷는 길이 곧 길이 되는 바깥에서 풍경과 거의 구별이 안 되는 지점 어딘가에서 되돌아온다. 그의 발소리가 커지면서 화면 밖으로 나오면, 화면은 급격히 어두워지고. 물, 홍수, 쏟아지는 빗속의 검은 개, 용암, 빛, 불, 여인의 휘날리는 머리카락 등이 빠르게 점멸한다. 산불이나 불꽃놀이, 불이 나오는 자기 작품까지, 꿈이나 (무)의식의 흐름처럼 이미지들은 아무런 논리적 연관 없이 세차게 흘러간다. 강한 빛이 바다로 변하고 한참을 그 장면이 계속 된 후, 검은 밤 속 불빛과 함께 커지는 발소리에 실린 남자의 뒷모습으로부터 장면은 다시 시작된다.

[Ancestors], (2012)
비디오/사운드설치
Color High-Definition video on plasma display mounted vertically on wall
155.5 x 92.5 x 12.7 cm, 21분41초
배우: Kwesi Dei, Sharono Ferguson 사진: Kira Perov 자료제공: 국제갤러리
이 작품 뿐 아니라, 이 전시에서 걷는 사람이 나오는 작품들은 늘 길 아닌 길을 직선으로 침묵 속에 천천히 걷는다. 인생을 홀로 걷는 길로 비유하며, 일정부분은 직선 구간이지만, 결국 이 직선도 거대한 순환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메시지가 끝없이 돌고 도는 비디오 매체의 특성에 실린다. 화면상에서 편집되지 않는 일정구간의 실제시간은 느리게 보이기 때문에, 결국 관객은 염주알을 돌리거나 기도문을 외우는 식의 반복된 행위 속에서 명상에 빠지게 된다. 또는 모든 생각을 비우게 된다.
빌 비올라의 작품 속 걷기는 ‘나는 길이요, 생명이다’(예수)라는 종교적 메시지나 ‘길은 나의 조각이다’(리차드 롱)라고 말한 예술적 메시지를 떠올린다. 그의 작품에는 고요와 고요 사이에 뮤직 비디오처럼 빠른 장면전환이 있다. 그러나 극도의 빠름과 느림은 동일한 계열에 있다. 그 모두는 침묵을 말한다. 햇빛과 바람, 새소리도 함께하지만, 추위와 공포도 있을 사막에서 끝없이 걷고 있는 누군가는 작업을 하면서 세상을 횡단하는 고독한 존재임를 비유한다.
사막같은 바깥에서 떠돌 수밖에 없는 존재의 모습은 등장인물이 둘이라도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 [the encounter](2012)에서는 여성과 여성, [ancestors](2012)에서는 어머니와 아들, [delicate thread](2012)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나오는데, 그들은 가까이 있든 떨어져 있든 황량한 곳을 끝없이 걷는다. 시간을 타고 가는 양식에서 관객은 어떤 서사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 빌 비올라의 작품에는 극적인 사건이라 할만한 것이 매우 느리게 도래하거나 영원히 지연된다. [the encounter]에서 진한 의상을 입은 늙은 여성이 밝은 의상을 입은 젊은 여성에게 뭔가 중요한 것을 전해주고 오던 길을 자리만 바꿔서 다시간다. [ancestors]와 [delicate thread]에서 어른거리는 신기루와 모래 폭풍속의 두 존재는 화면 밖으로 빠져 나온 후 어떻게 되는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그들은 매우 험난한 길을 같이 걷는다는 점, 둘이어도 각자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하는 것일까.


[Night Vigil](2005/ 2009)
비디오/사운드설치
Color rear-projection video diptych, two large screens mounted on wall in dark roomOverall projected image size:2.01 x 5.28 m; room dimensions variable, 18분6초
배우: Jeff Mills, Lisa Rhoden 사진: Kira Perov 자료제공:국제갤러리
이편의 사막과 대조되는 원경의 오아시스같이 일렁이는 장면은 걷는 존재들 아래에 긴 반영상을 늘어뜨리게 하는데, 작가는 그림자라는 타자적이고 환영적 요소에 존재만큼의 비중을 두었다. 어떤 장면에서는 실제와 그림자가 데칼코마니처럼 보일 정도다. 등장인물간 성과 세대의 차이는 나름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가령 [the encounter]에서 직선거리를 주파한 후 다시 새로운 주기를 시작하는 두 여인은 시계처럼 돌고 돌면서 늙어가거나 갱신됨을 암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r3OqnXzrJZo
[delicate thread]에서 계속 걸어오는 듯한데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결국은 각자의 길로 가는 듯한 구도는 신기루 같은 환상 속의 연인들 사이에 드리워진 가는 실을 연상시킨다.
https://www.imdb.com/title/tt11232178/?ref_=tt_mv_desc
Delicate Thread (Video 2012) | Short
29m
www.imdb.com
흑인 모자가 등장하는 [ancestors]에서 둘의 존재를 삼키는 모래 바람은 유독 많이 불어온다. 그래도 두 모자가 같은 방향으로 화면 밖을 빠져나가는 것은 사회적으로 타자화 되곤 하는 흑인에게 가족의 힘을 알려준다.
https://www.youtube.com/watch?v=kPHflOi1Qmw
2관 2층에서 상영된 [Night Vigil](2005/ 2009)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성의 공간과 남성의 공간이 양 화면에 평행으로 전개된다. 종교적 성소와 같은 방에서 하나하나 촛불을 켜는 여성, 저 멀리서 성큼성큼 다가오며 전경의 불길을 헤치고 나아가는 남성은 사랑에 대한 각각의 접근법을 예시한다. 깊은 어둠을 밝혀줄 크고 작은 불을 둘러싼 외적 여행과 내적 여행의 끝에서 남녀는 거대한 실루엣으로 화면을 빠져나간다.
줄거리가 이미 알려진 오페라 작품을 대사 없이 전개할 때, 상징주의나 대조법은 이미지를 이해하기 위한 가이드가 된다. 격렬하게 타오르거나 조심스럽게 다루어야할 사랑이라는 불꽃은 음양처럼 합쳐질 남성적/ 여성적 공간과 행위로 펼쳐진다. 공간 전체와 하나가 된 여성은 수동적이고, 추상적 공간을 주파하는 남성은 능동적이다. 하나의 점처럼 등장해서 존재만큼이나 비중이 큰 반영 상을 거느린 남성은 영웅적으로 보인다. 작품 속 인물들이 화면을 빠져나오는 작품 말미를 거대한 검은 그림자처럼 처리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그것은 차원의 이동에 변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https://www.imdb.com/title/tt9733600/
Night Vigil (Video 2009) | Short
9m
www.imdb.com

[Inverted Birth](2014)
비디오/사운드설치
Color High-Definition video projection on screen mounted vertically and anchored to floor in dark room
Projected image size: 5 x 2.81 m; room dimensions variable, 8분22초
배우: Norman Scott 사진: Kira Perov 자료제공:국제갤러리
3관에서 상영된 [Inverted Birth](2014)은 빌 비올라의 작품이 미술관에서 보여 져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
5미터 높이에 달하는 대형 스크린에 영사되는 이 작품은 어둠 속에서 끈끈한 검은 물질을 둘러쓴 남자가 이후에 순차적으로 색이 변하는 액체의 세례 속에서 다시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래로부터 상승하는 액체는 붉은 색과 우윳빛으로 바뀌고 결국에는 깨끗한 물로 정화된다. 거센 액체의 흐름을 꿋꿋이 견뎌낸 남자 배경에 깔리는 안개는 칠흙과도 같은 죽음을 극복하고 다시 탄생하는 신비로운 과정을 마무리한다. 삶의 필수 요소인 흙, 피, 젖, 물, 공기가 인간을 통과하면서 죽음과 삶, 또는 재탄생의 드라마를 펼친다.
https://www.youtube.com/watch?v=3dW4dIYVASw
2관에서 상영된 [water martyr](2014)에서도 물이 등장한다. 웃통 벗은 젊은 남자가 밧줄로 발목이 묵인 채 잠든 듯 한참을 움직이지 않다가 밧줄이 서서히 움직이고 남자는 거꾸로 메달린다. 위에서는 물까지 떨어진다. 고문당하는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 상황에서 밝은 국부 조명에 산란하는 빛의 파편들은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https://www.youtube.com/shorts/HTZ-yn4gaCs
쏟아지는 물줄기/ 빛줄기 속에서 남자는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천천히 올라가 관객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그는 마치 십자가에 못 박혔다가 승천한 예수 같은 모습이다. ‘물의 순교자’는 2014년 5월 런던의 세인트폴 성당에서 전시된 대형 비디오 설치 작업인 [순교자(흙, 공기, 불, 물)]시리즈 중 하나다. 종교적인 장소에서 장소 특정적으로 고안된 작품이어서인지, 그의 작품에 깔려있는 종교적 분위기가 보다 분명하다. 고난, 죽음, 재생이라는 주제는 전형적인 종교의 주제이다. 타자의 고통과 대속, 순교를 통해 사회의 죄는 정화되며, 그것은 매일의 뉴스가 전하는 대재난의 희생자들을 보는 시청자들의 상황과 중첩된다. 원시사회부터 현대사회까지 관통하는 것은 희생양의 신화이다. 사회가 복잡하게 얽혀갈수록 근본주의의 힘은 크게 작용하는 듯하다. 그래서 예술가들 역시 몸이나 물질같은 원초적 실재를 정보화된 사회의 보편화된 창에 담는다.

[Water Martyr](2014)
비디오/사운드설치
Color High-Definition video on flat panel display mounted vertically on wall
107.6 x 62.1 x 6.8 cm, 7분10초
제작책임자: Kira Perov배우: John Hay 사진: Kira Perov 자료제공:국제갤러리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대해, 작가는 나는 어디론가 가는 존재임을 말한다. 그러나 이 전시에 많이 나타나는 황량한 장소는 사막에서 태어난 종교를 즉각 떠오르게 한다. 사막의 환경은 너무도 혹독해서 유일신과 고독하게 마주한 주체의 종교를 낳았던 것이다. 탁 트여있으면서도 거리와 방향을 가늠할 수 없어 길을 잃게 하는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서, 존재는 끝없이 나아가지만 어딘가 도달하지는 못한다. 자기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알고 있는 듯한 진보에 대한 사고는 상대화된다. 작품 속 사람들은 일정 구간에서만 선적으로 나아갈 뿐이다. 그의 작품에서는 역사의 선조성 보다는 신화적 반복과 순환이 더욱 강력하다. 종교적 인간이 시간과 공간이 열렸던 그 때 그곳에서의 원초적 행위를 반복하려는 듯이 말이다. 근대에 더욱 강조된 선조적 시간성이 역사를 감내해야할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종교적 사유는 이를 치유하려 한다. 한갓된 시간의 나락 속에 떨어진 인간은 재생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풍부하게 나타나는 물은 맹목적으로 사막을 횡단하는 이들의 목마름을 연상시킨다. 물론 그의 작품 속 물은 생명의 물이자 죽음의 물이기도 하다. 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침수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꿋꿋히 서있는 인간(=남자)은 죽음의 물을 생명의 물, 즉 재생과 갱생의 물로 변화시킨다. 구체적 이야기나 대사가 없는 그의 작품에서 변화무쌍한 형태의 변형은 은유적 차원에서 서사를 말한다. 비디오라는 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은 변형이라는 주제와 적합하며, 근 40여년을 비디오 아트에 몰두하며 그 역사를 써온 빌 비올라에게 형식과 내용의 접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에게 시간은 관념적이지 않다. 그는 ‘오랜 기간에 걸친 영상 작업을 통해, 나는 시간을 명백한 물질로 경험 하고 있다. 그것은 내가 아는 한 가장 실질적인 재료이다’라고 말한다. 빌 비올라의 작품 속에서 인간을 포함한 물질은 시간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진다.

작품 앞에 선 빌 비올라
Photo by Kira Perov.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그것은 ‘물질현상학’의 주제이기도 하다. 철학자 미셸 앙리는 [물질현상학]에서 후설이 ‘형상 없는 물질’이라는 가능성으로만 열어둔 과제를 ‘물질현상학’으로 풀고자했다. 물질현상학에 의하면, 물질은 그것에 의해 인상이 생겨나는 것으로, 일종의 인상의 소재, 인상의 실체이다. 즉 인상적인 것, 육감적인 것 그자체이다. 본래적 인상은 지속적으로 변형된다. 이 변형은 시간의 연속체이다. 빌 비올라의 작품에서도 물질은 끝없이 변형되며, 물질 또는 물질과 역학관계에 놓인 인간 역시 마찬가지로 변모한다. [물질현상학]에 의하면, 변형 안에서 삶은 자기 자신을 느끼기를 그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변화 안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항상 변화하거 항상 동일하다. 매순간 자기 밖으로의 틈의 열림, 즉 도망이 아니라, 자기 시련 안에서 그리고 이 시련의 내적 폭발로서 자기에 이르는 것이며, 자기에 의해 점령되는 것이며, 그 안에 자신의 고유한 성장이 있다.
현상학적 맥락에서 보자면, 가만히 서있거나 계속 되돌아오는 인간들은 일종의 머묾을 말하지만, 그것은 동시에 성장이다. 위로, 아래로 쇄도하는 물이 등장하는 작품들에서 시간성은 더욱 드라마틱하다. 물속의 인간은 계속해서 미끄러지는데, 그것은 지금과 그것 안에 주어지는 인상이 지속적으로 과거로 변하는 과정과 중첩되며, 그자체가 변형의 과정이다. 작품 [Inverted Birth]에서 물은 ‘존재 아래에서 끝없이 열리는 무의 심연에서 존재의 연속적인 솟아남’(후설)으로 나타난다. [물질현상학]에 의하면, 모든 것을 실어 나르고, 매 지점에서 자기로부터 미끄러지는 이 미끄러짐 안에는 고정된 어떤 지점도 없으며, 아무것도 이 흐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진정한 어떤 지금도 없다. 지금은 ‘항상 본질적으로 연장된 시간의 연변에 존재하는 한 점’이며, ‘현재는 한계점’이다. 빌 비올라의 작품에서 지금은 구체적인 국면으로, 구체적인 실재로, 실재의 흐름으로, ‘의식의 흐름’으로 변형된다. 지금의 인상적인 의식과 과거 지향적인 의식은 긴밀하게 연결된다.
출전; 국립현대미술관 웹진 ART;MU
https://m.kukjegallery.com/publication/86
Bill Viola 2015 | 국제갤러리
1982년 개관한 국제갤러리는 대표적인 국내 화랑으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과 그 흐름을 접하고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m.kukjegallery.com
https://brunch.co.kr/@leesangartoffic/161
[이상미의 미디어아트] 비디오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
[아트테크] 4편 빌 비올라의 삶과 작품 세계 | [이상미의 미디어아트] 살아있는 비디오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 [아트테크] 4편 빌 비올라의 삶과 작품 세계 최근 몇 년간 미디어아트 시장은 급성
brunch.co.kr
공감각을 다룬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bill viola)
빌 비올라 (bill viola)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작품은 심오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 가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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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각을 다룬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 (bill viola)
2017. 3. 29. 17:01 미술계의 중심 작가들
빌 비올라 (bill viola)
https://www.youtube.com/watch?v=4Ili9pvlxdk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빌 비올라의 작품은 심오하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리고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 가지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오며 작업을 해왔다.
“나는 항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더 있다는 느낌이 있다.” “고통은 반드시 필요하고 인간이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쪽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 또 다른 저쪽에는 죽어가는 망자가 있다. 이 양쪽은 무한한 세상이다.”
그는 자신의 말 속에 담긴 심오한 의미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정신적, 심리적 의식의 흐름이라는 주제를 탐구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발전시켜온 작가. 특히 비디오라는 현대적 예술언어로 미술사적 주제를 연구하며 새로운 장르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상이라는 매체를 확장하고 시간을 기반으로 영상이미지 전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놨다는 평이다. 거꾸로 매달린 인물(순교자)의 위에서 폭포수처럼 물이 쏟아져 내린 모습이다. 물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순교자의 강직함은 더욱 견고해진다.물은 그의 작업에서 항상 중요한 요소다.
그는 “순교자의 그리스 어원은 ‘증인’을 의미한다. 오늘날 매스미디어가 현대인들을 타인의 고통을 지켜보는 증인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 순교자들의 모습을 보면 고통과 역경, 죽음을 극복하면서까지도 가치나 신념을 지키려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작품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행동이나 의지, 인내력, 희생의 가치”라고 부연했다. “사람은 신념이나 가치를 위해서 고통이나 역경을 극복할 수 있고 인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5m에 달하는 대형 스크린에 영사된 ‘도치된 탄생’(Inverted Birth)도 눈길을 끈다. 검은 액체를 뒤집어쓴 한 남자가 나중에 깨끗한 물로 정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나타나는 부드러운 안개는 수용, 각성, 탄생을 상징한다.
이외에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인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위한 4시간 길이의 서사적 비디오 작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대극 연출가 피터 셀라스와 협업으로 만들어진 ‘밤의 기도’(Night Vigil), 한 남자가 캘리포니아 남부 모하비 사막에서 겪는 외로운 여정의 순간을 기록한 ‘내적 통로’(Inner Passage), 두 여성이 한 곳을 보고 걷다가 어느 한 지점에서 짧은 순간 서로 마주하게 되는 ‘조우’(The Encounter) 등을 만날 수 있다.
빌 비올라의 모든 영상은 느린 동작이다.
그의 작업들은 어릴 적 익사할 뻔했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6살에 호수에 빠져 익사할 뻔한 적이 있다. 당시 호수 밑바닥까지 내려갔는데 거기서 올려다보니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고한다. 그것은 황홀할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초록빛이었다고 한다. 삼촌이 나를 구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 세상에 더 있고 싶어서 삼촌의 팔을 밀쳐냈다.그 때의 경험은 그의 작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는 마음속에 있는 그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한다.살면서 자신이 보는 프레임이 굉장히 커졌다고 했다. “내가 성장하면서 많은 정보와 지식이 쌓이자 깊이를 갖게 됐다. 지금도 그 공간은 점점 자라고 있다”며 “나는 내가 마지막 숨을 거둘 때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운이 좋다면 내가 가진 프레임이 굉장히 커져서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처: https://eliasart.kr/562 [elias art.:티스토리]